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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모를 뿐..., 들어가며...
[일상의 배움] 숭산스님의 '오직 모를 뿐'입니다...
아래에 있는 현각스님의 머리말로 소개를 대신합니다...
많은 깨침의 소리를 들으시고, 실천하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침술과 같은 책입니다. 여느 훌륭한 의학서들처럼 이 책에는 환자들이 의사에게 자신의 질병과 불편함을 토로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과 같은 엄선된 사례들이 실려있습니다. 그렇게 토로하는 자신이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은 환자의 불편함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만, 그들은 그 불편함 때문에 자신이 방해받고 갇혀 있으며, 숨막힌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진정한 본질을 모른는 것이다. 그들이 해야 하는 일은 그 본질을 이해하는 것뿐입니다. 그들의 불편함이 늘어간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테니까요.

고통을 느끼는 이들은 의사에게 자신의 불편함을 자연스럽게 토로합니다. 그 환자는 자신의 불안정한 상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열심히 설명하지만 의사는 환자의 하소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훌륭한 의사는 환자의 설명을 듣고 느끼며, 보고 기다리고 이해하며 모두 받아들이지만 다른 상황과 연계하여 선입관을 갖지는 않습니다. 환자의 그러한 설명을 듣는 가운데 동요하기보다는 무념의 얼굴로 마치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흑석처럼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환자의 설명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의사는 환자의 얼굴에서 낯선 그 어딘가에 깊이 배어 있어 가물거리며 보이지 않는 징후를 유심히 살핍니다. 약간의 열기가 전해져서 그 열기로 얼굴이 붉어진들 덧없는 일입니다. 잠시나마 얼굴의 근육이 긴장한다 해도 겉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눈은 미동하지 않고, 입도 꿈적하지 않습니다. 그 환자는 여전히 말을 하고 있지만 의사는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쥐구멍 앞에서 쥐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고양이처럼 여러분이나 내 눈에는 더 잘 보일 수도 있고, 더 안 보일 수도 있는 것들(이를테면 벽 뒤에서 벅벅 긁어대는 소리, 고르지 못한 숨소리, 지금 어디 있는지와 어디로 움직이려 하는지를 알게 하는 작은 움직임 등)에 매우 날카로운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뒤 이윽고 쥐를 덮칩니다. 그렇게 일을 끝내는 데는 값비싼 연장이나 기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론이나 기술 또는 치료과정도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고양이가 그렇게 일을 해치우는 데에는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의 중요한 요소만 있으면 됩니다. 아주 능숙하고, 절대 놓치는 법 없이 짧은 순간에 쥐를 잡는 방법을.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가장 훌륭한 스승 가운데 한 분이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을 꾸밈없이 엮은 것입니다.

선사이신 숭산 스님은 여러분이 만날 스님 중 가장 노련하고 자연스럽게 정신 수련을 가르쳐주실 분입니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그 분의 가르침이 담긴 편지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큰 감흥을 주는 그분의 범상 치 않은 정신 치료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핵심적인 면에 있어서  이 책은 여는 편지를 모은 책들과 전혀 다릅니다. 훌륭한 선사들이 서한 집이나 그것을 고전적으로 해석한 책들은 스승의 편지와 수도자들의 가르침을 원하는 편지를 함께 싣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마치 선사들의 가르침만을 소개하기에도 지면이 모자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읽고 계신 이 책은 최초로 마음의 병을 소개하고 있으며, 여러분은 스님의 처방을 통해 그 병을 보다 잘 이해하고 그 치료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숭산 스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선원에서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스님의 편지들(즉 수행자의 편지와 숭산 스님의 답장)을 조석 수련에서 매일 큰 소리로 다 함께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직접 케임브리지 선원에서 수련하는 학생이 되어 매일 이 편지들을 읽는 소리를 들음으로써 매우 다양하고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선 수행자들의 편지를 읽고 들을 때 "나라면 그 편지의 어떤 사실에 대해서 이렇게 답장을 써줄텐데"라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순간적으로 완숙하지는 않지만 선사의 입장이 되어 가르침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숭산 스님의 답장을 읽습니다.

저는 숭산 스님의 편지에 지적된 치료법과 명확함에 너무나 놀랐고 당황했으며, 충격을 받았음을 수 없이 기억합니다. 그리고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가르침을 주십니다. 그 분이 사물의 현상을 바라보는 눈은 독특합니다. 종종 스님은 자신의 깨달음이란 관점으로 문제의 핵심을 바늘처럼 찌르곤 합니다. 너무나 똑바로 찔러서, 매우 강인하고 직설적인 가르침을 듣는 가운데 수행자들이 몸을 움츠리는 광경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스님의 답장을 다 읽어갈 즈음이면 수 차례 놀라고 감탄한 후에 그분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됩니다. 숭산 스님의 처방은 여러분에게 큰 영향을 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수행자의 편지를 이해한 후에 스님의 가르침을 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항상 가르침을 구하려는 편지를 써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항상 가르침을 구하려는 편지를 써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스님이 편지를 쓴 수행자들에게 주신 가르침은 여러분의 마음의 병도 고칩니다. 여러분을 괴롭히는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분의 머리에 침을 놓는 침술사처럼, 스님의 가르침은 편지를 쓴 수행자들과 그 가르침의 편지를 읽는 수행자들은 물론 지금 이 책을 읽는 독자들까지 그들의 내면에 갇혀있는 활력을 매우 기이한 방법으로 풀어주십니다. 최근에 몇몇 분들이 숭산 스님께 스님의 가르침을 담은 편지만을 모아 책을 내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 때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며 그 청을 거절하셨습니다. "병이 어떤 병인지 알려주지 않고 그 병을 고치기 위한 약만 보여주자는 말입니까?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내 말뿐 아니라 수행자들의 편지도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입니다."

이 책에 실린 편지들은 수많은 편지들 중에서 고른 것입니다. 숭산 스님께서 서양 사회에서 25년 이상 쉼없이 주신 가르침 속에서 스님은 당신에게 온 모든 편지들에 대해 빠짐없이 답장을 쓰셨습니다. 수많은 편지와 카드를 영어로 쓰셨습니다. (이 책에는 50년 전 숭산 스님이 깨달음을 얻은 이래 한국의 수행자들과 주고 받은 편지와 스님이 중국어와 영어로 가르치신 중국 수도자들과 주고받은 편지는 소개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이 편지들을 읽고 알 수 있듯이 이토록 심오하고 오묘한 스승이신 숭산 스님은 종종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선원에서 수없이 답지한 편지들에 대해서도 일일이 답장을 하셨습니다. 그 모든 편지들은 다음 선원을 향해 비행기를 타고 떠나신 큰스님께 끝없는 가르침을 받고자 애쓴 편지들입니다. 영어로 쓰여진 편지만 하더라도 그 모든 편지를 싣자면 70~80권 분량은 되는 책을 내야 할 것입니다. 스님이 쓰신 이 방대한 양의 편지들은 정말 놀랍습니다.

수행자들은 종종 스님께 편지를 주고받는 일에 왜 그리도 많은 애를 쓰시냐고 묻습니다. 그 질문에 대해 스님은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어떤 이들은 정신적으로 번민하고 있습니다. 내가 많은 곳을 두루 다니다 보니 그들은 저를 쉽게 만나지 못합니다. 그런 가운데 그들이 편지를 써서 보내니 내 어치 그들을 고쳐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 책은 스님께서 자신의 "편지를 통한 가르침"이라고 부르는 작업의 본질을 여러분에게 알려주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제까지 소개되지 않았던 훌륭한 편지들을 아주 많이 싣고 있습니다. 이 책은 1982년에 사계절 재단에서, 그 뒤에 본원심 출판사에서 출판하였던 책을 개정한 것입니다. 이 책은 완벽하게 개정되었으며 새로운 편지도 덧붙였습니다. 이 책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독자들도 "출가 수행"이라는 새로운 부분의 편지들이 덧붙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숭산 스님은 서구 사회에서 힘차게 도약하고 있으며 자리 매김하고 있는 불자 대중들에게 비구승가의 전통적인 수행법을 확립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오셨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스님이 가장 흡족해 하시는 성과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서구 사회에서 불자들의 수행은 널리 퍼져 있으며 수많은 포럼에서 언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서양인들은 독신 수행을 해야 하는 선원생활에 너무나 미약한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이 책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스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수행하고 있는 서양인 비구와 비구니 스님들은 50여 명에 이르며, 그 수는 매년 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나온 스님의 책들 중 어떤 책에서도 비구 수행에 대한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 책은 욕망을 억제하는, 청정한 수행에 대한 여러분의 갈증을 해소해 드릴 것입니다.

조지 바우먼, 바버러 로우즈 그리고 링크 로우즈는 이 책의 초판을 내는 자료를 모으기 위해 애썼습니다. 또한 이 작업을 하는데 루이즈 브라운과 스탠리 롬바르도도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제이콥 펄, 매리 프레이지, 셰리 로체스터와 라울러 로체스터의 사려깊은 편집에도 매우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상세한 편집과 복사, 자료 검토 및 타자를 위해 애써주신 베키 버넨, 주디 로이트먼, 캐롤 코르제니프스키, 수재너 바우먼, 카트리나 애브리, 마샤 피터스 및 질리안 해리슨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개정판은 해링턴, 도문스님, 무심스님, 무상스님, 명행스님, 명오스님, 그리고 서울에 계신 김용현양의 도움이 없었다면 출판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우리 샴발라 출판사의 편집자이신 데이브 오닐 씨의 따뜻한 마음, 창의력, 통찰력과 순수한 프로 정신에 깊은 찬사를 보냅니다.

현각스님의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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