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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불교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함께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운전을 하면서 여행을 해보면 고속도로를 다니는 것보다 국도를 다니는 일이 더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다. 고속도로는 한 길로 계속 나아가면 목적지에 쉽게 도착하는데, 국도는 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는 경우가 많아 운전자를 당황스럽게 할 때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정표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어느 길로 들어서야 할지 망설일 때가 있다. 어떨 땐 한참을 돌아갈 일도 생긴다. 그렇지만 어떤 길을 선택하든 그 길은 목적지와 이어져 있으며, 다만 지름길과 먼길의 차이일 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름길로 가기 위해 망설이고 낭비하는 시간이 훨씬 많은 게 우리네 삶인 것 같다. 이렇게 망설이다 놓치는 시간을 다 합치면 인생의 삼분의 일이나 되고도 남는다. 망설이다 기회와 때를 놓치는 것보다, 작은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미루거나 머뭇거리지 않는 생활자세가 더 중요하다.
어떤 일을 앞에 두고 망설이는 자가 있다면 지금 당장 한 가지를 실행하는 게 현명하다. 망설이는 사이에 소중한 인생의 한 부분이 번개처럼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비록 먼길일지라도, 돌아가는 인생도 아름답고 가치있는 삶이라는 사실이다. 실패와 좌절을 통해 우리는 자기 목소리를 비로소 자기 안에서 듣게 된다. <화엄경>에 등장하는 선재동자의 구도여행에는 수행자뿐 아니라 선인·이교도·바라문, 혹은 의사와 뱃사공, 심지어는 몸을 파는 여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 주변의 모든 일은 이렇게 자기 목소리로 가르침과 교훈을 전한다. 현재의 삶을 존중하라. 그리고 망설이지 않는 자가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다.
('현진스님의 잼있는 스님이야기'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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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