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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의 산목편(山木篇)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장자가 조릉(雕陵)이라고 하는 공원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 그때 멋지게 생긴 까치 비슷한 새 한 마리가 남쪽에서 날아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날개의 넓이가 일곱 척이나 되었고 눈의 크기가 직경이 일촌(一村)이나 되었는데, 그 새가 장자의 머리 위를 스치고 날아가더니 밤나무 숲에 앉았다.
장자는 혼잣말로 '이것은 무슨 새일까? 날개도 크지만 날아가려고도 하지 않고, 눈도 크지만 다른 것을 보려고도 하지 않네'라고 중얼거리면서 소매를 걷어붙이고 가만히 가까이 다가가 활에다 화살을 넣고 쏘아 잡으려고 하였다.
마침 그곳에는 한 마리의 매미가 나무 그늘에 붙어서 몸도 잊어버리고 때마침 기분 좋게 노래하고 있었다. 그런데 버마제비가 나뭇잎에 숨어서 한창 노래하고 있는 이 매미를 잡아먹으려고 노려보고 있었다. 버마제비는 자기가 지금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는 매미에만 정신이 팔려 자기의 몸이 어떤 처지에 있는지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아까 날아온 이상한 새를 가만히 살펴보니 눈앞에 있는 이 버마제비를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었다. 새도 지금 눈앞의 먹이에만 눈이 팔려 지금의 자기 자신이 어떤 상황과 위험한 처지에 있는지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상황을 살펴보고 장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다.「야아! 원래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이렇게 서로서로 강한 놈이 약한 놈을 잡아먹고 사는 것이다. 자기가 취하려는 먹이만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을 뿐, 자기가 지금 어떤 위험한 처지에 있는지 몸도 돌아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참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장자는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혼잣말을 하면서, 의기양양하게 활을 거두어 돌아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공원의 관리인이 고함을 쳤다.「야! 공원에 있는 놈이 누구야! 이 공원은 누구든지 함부러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금지된 곳을 침범했으니 법에 의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장자를 붙잡았다. 이제는 꼼짝없이 장자가 붙잡혀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신세가 되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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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