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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여성의 출가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했음이 역력히 나타난다. 율장에 의하면 부처님의 양모인 마하쁘라자빠띠는 출가의 뜻을 세워 세 번이나 부처님을 찾아가 허락을 원했지만 거절당하며, 눈물을 흘리며 떠났다고 한다. 그녀는 그 후에도 스스로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은 다음, 같은 뜻을 지닌 여인들과 함께 문 밖에 서서 부처님의 허락을 요구하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난다가 세 번이나 그들의 뜻을 부처님께 전했지만, 부처님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이에 아난다는 "여성도 출가 수도하면 최후에는 성자의 최고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방패삼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자애롭게 보살펴주신 양모의 은혜를 생각해서라도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옳을 것"임을 설득하여 마침내 여성출가의 길을 열었다. 이때 부처님은, 비구니는 설령 자신보다 후에 출가한 비구라 할지라도 그를 공경하고, 비구의 교단에서 떨어진 독립된 장소에서 살아서는 안된다는 등 8조항의 단서를 부과하였다 한다.
이 유명한 이야기가 인도나 중국의 남존여비의 관념에 따라 곡해되면서, 불교의 수행자 집단에서는 남녀의 차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근거인 양 인식되어 왔다. 특히 부처님이 여성의 출가를 허락하면서 단서로 제시한 소위 팔경법(八敬法)에 따라, 오늘날에도 비구니는 응당 비구에게 복종하고 비구를 상전의 예로써 받들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대하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여인은 범천·제석천·마왕·전륜성왕·부처가 될 수 없다는 '여인5장설(五障說)'이 불교의 근본입장인 양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은 수행자들에게 여인을 멸시하는 태도로 대하라고 권하는 듯한 이야기도 많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저러한 연유로 해서 불교의 교단에서는 오랫동안 여인을 멸시하는 풍조가 계속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오해와 풍조는 부처님이 일찍이 여성의 출가를 허락하면서 염려했던 바를 수행자들이 지나치게 의식하고 확대하여 적용한 결과임이 분명하다. 또 여성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 인습이 여기에 개입되었다. 대표적 예로서 "여성은 어려서는 부모에게, 젊어서는 남편에게, 늙어서는 자식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삼종설(三從說)은 불교 본래의 입장이 아니라, 인도의 고대의 법전에도 명시되어 있는 통속적 관념임은 물론이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남존여비의 중국적 관념이기도 하다. 부처님이 여성을 멸시하는 자세를 보였다고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수행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고, 일반 속인에 대해서는 오히려 여성의 역할을 남성보다 중시하는 인본주의적 태도를 취했음을 볼 수 있다. 따라서 불교의 여성관은 '수행과 성(性)' 이라는 문제와 결부하여 재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처님이 제시했다는 팔경법에 대하여, 이를 면밀히 고찰한 전문가는 그 역사적 사실성을 의심하고 있다. 정황으로 보아, 애초에 현재의 팔경법과 유사한 부처님의 말씀이 있었을지 모르나, 현존의 팔경법은 여성의 교단이 성립된 이후에 정비되었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즉, 여성의 입단으로 인해 자칫 느슨해질 우려가 있는 교단의 질서를 확고히 하기 위해 정비된 것이 팔경법이었을 것으로 본다. 막상 수행에 임해서는 해이해지기 쉬운 여성의 정신적 자세를 보다 굳건히 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또한 여기에 여성을 열등시하는 경전편찬자의 고정관념이나 당시의 시대적 상황, 즉 여성의 자립이나 독신생활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사회적 상황이 반영되어 팔경법은 정비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명히 남성본위로 되어 있는 현존의 팔경법을 그대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여기에는 여성에 대한 부처님의 진위가 어느 정도 나타나 있다. 팔경법이 강조하는 바는, 여자로서 비구니는 남자인 비구를 존경하고 그의 보호를 받으라는 것이다. 특히 인도 당시의 사회는 여성이 혼자서 다닌다거나 자립한다는 것이 무척 위험하고 어려운 처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처님이 일상생활을 떨쳐버리고 출가하는 여성에게 그러한 요구를 했다면, 이를 성적차별에 기인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부처님이 무엇보다도 염려하였던 것은 여성의 모성적 기능이었을 것이라 한다. 수행에 있어서 여성의 생리적 특성이 장애의 요소가 될 것임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가한 여성이 엄격한 수행생활을 이겨내지 못하고 낙오된다면 이는 여성 자신의 파멸이 될 것이며, 또 한편으로 여성의 출가가 자칫하면 금욕의 비구사회에 성적 동요를 일으킬 우려가 있음을 부처님은 염려하였던 것 같다. 따라서 팔경법은 출가생활의 경험이 앞선 비구교단의 보호를 받고 그들을 모범으로 삼으라는 뜻이 표명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당시의 비구니는 비구교단과 재가사회로부터 이중의 보호와 감시를 받도록 되어 있었다 한다. 여성에 대한 계율이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비구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 그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의 능력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차별을 두고 있지 않음을 이후의 여러 경전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테리가타(長老尼偈)』라는 경전은 유명한 비구니들의 시를 수록하고 있는 문헌으로서 비구의 시를 모은『테라가타(長老偈)』와 짝을 이루는데, 여기에는 73명의 비구니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출신도 다양하여 왕가 출신이 23명, 부호 출신이 13명, 바라문 출신이 18명, 다른 계급이 4명, 유녀가 4명, 기타 11명으로 되어 있다. 한편 여인5장설이라는 것도『법화경』에서는 부처님이 직접 설한 것이 아니라 제자인 사리불이 설한 것으로 되어 있고, 특히『유마경(維摩經)』에서는 천녀(天女)가 등장하여 부처님의 뛰어난 제자들과의 문답에서 압승을 거두는 장면에 생생이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묘사는 잘못 이해된 여성관에 대한 불교 자체 내의 반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성의 문제가 수행생활에서는 중요한 장애요소였을 것임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겠는데, 이에 대한 부처님의 심각한 염려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니 여성을 차별하는 듯한 관념을 낳기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여성에 대한 차별관을 반영하고 있는 불교의 문헌들이 인도에서는 전통종교인 바라문교가 부흥한 이후에 성립되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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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