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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장은 불을 섬기는 사화외도(事火外道)인 까삿빠(Kassapa) 삼형제를 부처님이 굴복시켜 귀의케 한 이야기를 자세히 전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흔히 우루벨라(Uruvela)의 신변(神變)이라 한다. 이들 삼형제는 당시의 민중들 사이에서 대단한 호흥을 얻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각기 500·300·200명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한다. 이렇게 당당한 위세 속에 부처님이 직접 뛰어들어가 그들을 결국엔 교화했다는 이 이야기는 결코 부처님이 신통력에서도 가장 뛰어났음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다음과 같다. 부처님은 머리를 소라 껍질처럼 땋은 사화외도의 삼형제 중 제자를 가장 많이 거느린 우루벨라의 암자로 찾아가서, 그의 사당인 성화당(聖火堂)에서 하룻밤을 지내길 청한다. 우루벨라는 허락하면서, 그 안에는 신통력을 지닌 흉악한 용왕이 있는데 해나 끼치지 않을지 모르겠다고 겁을 주었다. 안에 들어간 부처님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화가난 용왕과 대결한다. 용왕이 연기를 뿜으면 같이 연기를 뿜고, 화염을 토하면 같이 화염을 토하면서 부처님은 용왕의 화력을 없애 버렸다. 우루벨라의 제자들은 부처님이 참된 수행자의 기품은 지녔지만 결국 용왕에게 당하고야 말 것이라고 염려하였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부처님은 그 용을 바릿대에 담아서 우루벨라에게 보였다. 이에 우루벨라는 부처님에게 굴복하고 만다. 이야기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사천왕, 신들의 왕인 제석천, 세계의 주인인 범천(梵天)이 부처님께 와서 가르침을 듣는 것을 보고서 우루벨라는 진심으로 부처님께 승복하여 그의 제자가 된다. 우루벨라는 성화당에서 쓰던 도구들을 강 아래쪽에서 강물에 버렸고 떠내려 오는 이 도구들을 본 나머지 형제들도 부처님께 귀의하게 된다.
여기서 사화외도란 불의 제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바라문교도를 상징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본다면 이 이야기는 불교가 바라문교를 제압하였음을 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그런 뜻이 아니라도, 이는 분명히 당시에 유력했던 사상 또는 종교적 일파를 제압해 나갔음을 상징하고 있다. 더욱이 까삿빠 삼형제의 이름인 우루벨라 ·가야(Gaya) · 나디(Nadi, 네란자라江)는 불교와 관련이 깊은 지역의 명칭이기도 하다. 부처님은 수행자들에게 신통력의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부처님의 신통력을 자랑하기 위한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많은 경전들은 부처님에 대해 언급할 때 흔히 '1250인의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 1250명 중 1000명은 까삿빠 삼형제의 제자들이라고 한다. 더욱이 부처님은 이들 삼형제와 그들의 제자들에게 인간의 고뇌를 불에 비유한 '불의 설법'을 하여, 모두를 해탈시켰다고 한다. 따라서 '우루벨라의 신변'은 불교가 당시의 사상계를 적극적으로 제압해 가는 과정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일화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불타고 있다.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눈은 불타고 있다. 색채와 형태는 불타고 있다. 눈의 식별작용은 불타고 있다. 눈의 접촉(색·형태·식별작용)은 불타고 있다. 눈의 접촉에 의해서 생기는 감수(感受)는 좋거나 나쁘거나 혹은 그 어느 쪽도 아닐지라도 그것 역시 불타고 있다. 무엇에 의해 불타고 있는가? 탐욕의 불로, 혐오의 불로, 미혹의 불로 모든 것은 활활 타오르고 있다. 탄생과 노쇠, 죽음과 근심, 슬픔과 고통, 번뇌와 번민에 의해서 불타고 있는 것이다."
사화외도에게 한 이 불의 설법은 부처님의 감화력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짐작케 한다. 단순한 신통력이 아닌 이러한 실천적 교화력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상계를 제압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로 인한 부처님께의 귀의는 사화외도에 그쳤을 리가 없다. 십대제자로 꼽히는 부처님의 뛰어난 제자들 중에도 당시에 유명한 다른 사상계통의 출신이 있다는 사실도 그 점을 입증한다. 결국 이 이야기를 통해, 불교가 인도땅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앉아서 쉽게 얻은 호의의 결과가 아니라, 찾아다니며 애써 얻은 노력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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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