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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대로 부처님 당시의 인도사회에는 수많은 사상가들이 난무하였다. 불교의 문헌에서는 이러한 사상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62견(六十二見)이라 분류하기도 하고, 불교와 같은 시대에 성립한 자이나교의 문헌에서는 363종의 견해가 있었다고 전할 정도이며, 흔히 불교문헌에서는 이를 최소한으로 압축하여 육사외도(六四外道)로서 대표적인 견해를 소개하기도 한다. 가히 이 시대를 인도의 제자백가(諸子百家)시대라 할 만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유달리 호응을 받고 많은 추종자를 이끌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부처님 자신의 뛰어난 교육적 역량 때문일 것이다. 실제 불교의 경전 속에서 부처님은 위대한 교사로서의 자질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부처님이 대중을 교화한 방법은 현대의 교육방법에 있어서는 물론이고 일반의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부처님의 전기와 경전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부처님의 교화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위의(威儀)교화
설법(說法)교화 : 비유, 인연담, 문답법, 전의법(轉意法)
일향기(一向記), 분별기(分別記), 반힐기(反詰記), 사치기(捨置記)
위의교화(威儀敎化)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방을 감화시키고 마음을 일깨워 주는 방법이다. 말이 없으면서도 말로써 가르치는 것에 못지 않은 성과를 거두기 때문에 이를 상호설법(相互說法)이라고도 한다. 최초의 설법이 있었을 때에 예전에 같이 수행한 적이 있던 다섯 비구들이 싯다르타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 아는 척도 하지 않으려 했음에도 저절로 감화되어 자리를 내주며 설법을 듣게 되었다는 이야기나, 부처님을 해치기 위해 데바닷따가 풀어 놓은 술 취한 코끼리가 부처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이야기 등이 그러한 위의교화의 예가 될 것이다. 이는 수행자나 교육자에게는 작위적이 아닌 자연스런 인격과 품격이 갖춰져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는 오로지 진실한 수행이나 수양을 통해서만 몸에 배이게 되는 능력일 것이다.
설법교화(說法敎化)란 언설에 의한 것으로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부처님은 특히 이 방법을 다양하게 구사하여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교사로서 부처님의 위대함은 이 방법의 탁월한 구사에 있다고 할 것이다. 비유는 이 중 가장 많이 구사되는 방법으로서 상대방의 이해를 쉽고 빠르게 하는 데에 큰 효과를 거둔다. 부처님은 이 비유의 방법을 통해 난해하게 들리기 쉬운 자신의 가르침을 누구나 쉽게 수긍하게 하고 새로운 각성을 불러일으킨다. 부처님의 독창적인 구사라 할 만한 인연담은 어떤 사실에 대한 유래와 본원을 밝힌 이야기이다. 주로 설화적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인연담들은 상대로 하여금 자신의 현실적 반성과 과거의 회고 및 미래에 있어서의 좋은 결과를 거두도록 함으로써, 그 생활을 향상되게 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
문답법(問答法)이란 대화를 통해 상대방을 깨우치는 방법이다. 부처님은 다양한 방식의 문답을 통해 상대방이 스스로 올바른 견해를 갖도록 하고 있다. 질문의 성질에 따라서 그 답변의 방식을 달리 했던 부처님의 적절한 구사는 그의 교화능력이 탁월했음을 여실히 보여 준다. 이 문답법 중 첫째의 일향기(一向記)는 상대의 질문이 적절한 때에는 그대로 긍정하는 것이다. 경전에서 부처님이 '착하도다 아무개야'라고 시작되는 답변을 한 것은 이 경우에 해당된다.
둘째의 분별기(分別記)는 질문이 이치에 맞는가 안맞는가를 먼저 분별하고 그에 알맞는 대답을 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어느 때 아난다가 "잘 생각해 보면 우리들이 좋은 벗을 갖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있다는 것은 이미 이 성스런 도의 절반을 성취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생각이 어떻습니까? 라고 묻는 데에 대해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한다. "아난다야,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런 생각은 옳지 못하다. 아난다야, 우리들이 좋은 벗을 갖고 동료와 함께 있다는 것은 이 성스런 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부인 것이다." 여기서 아난다의 생각은 우리로써는 일견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부처님은 그렇지 않다고 분별해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난다는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의외의 표정을 짓는 아난다에게 부처님은 그 이유를 보다 자세히 설명해 준다.
문답법 중 셋째의 반힐기(反詰記)는 질문을 받고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반문과 따지는 것을 통해 상대방의 잘못된 이해를 깨달아 알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예도 이에 속할 것이다. 부유한 한 젊은이가 부부가 된 친구들과 야유회를 가게 되었으나 그 자신은 독신이었으므로 기생을 데리고 갔다. 그러나 다들 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그 기생은 여러 사람의 옷과 값진 물건을 가지고 달아나 버렸다. 그래서 그들은 도망간 기생을 찾다가 숲 속의 나무 아래서 명산에 잠겨 있는 부처님을 보고서 물었다. "한 여자가 도망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자초지종을 들은 부처님은 그들에게 "젊은이들이여, 달아난 여인을 찾는 것과 자기 자신을 찾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이 반문에 그들은 놀이에만 정신이 팔려 자기를 잊어버렸던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 후대에『밀린다왕의 질문(那先比丘經)』이라는 경전에서 나가세나(那先)라는 비구는 이 방법을 매우 유효적절히 사용하여 질문자인 밀린다왕을 승복시키고 있다.
네째의 사치기(捨置記)는 질문이 이치에 합당치 않고 아무런 쓸모도 없는 경우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해 버리는 것이다. 이의 대표적인 예가 이미 소개한 바 있는 '독화살의 비유'에서 언급한 형이상학적 문제에 대한 부처님의 태도이다. 이상의 네 가지 문답법은 부처님이 겸허하고 포용력있는 스승으로서, 자신에게 질문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그를 깨달음으로 이끌기 위해 진정으로 도와주었음을 보여 준다.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은 자신에게 물으러 오는 사람의 발전단계, 경향, 성격, 정신적 성숙의 정도, 특수한 질문을 이해하는 능력 등을 살펴 보아서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끝으로 전의법(轉意法)은 상대의 견해를 처음부터 부정하지 않고 그 형식을 긍정하면서도, 교묘하게 그 내용을 전환하여 새로운 의의를 갖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바라문교의 이상은 천상에 태어나는 것인데, 부처님은 이러한 생천설(生天說)을 직접 부정하지 않고, 생천하기 위해서는 자(慈)·비(悲)·희(喜)·사(捨)의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닦아야 한다고 일깨우므로써 실질적으로는 생천보다 더 긴요하고 소중한 현실에 대한 충실을 기하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부처님의 설법은 어떤 때는 그 핵심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또 어떤 때는 완곡하게 표현하여 듣는 사람의 마음 속을 깊이 파고들었던 것이다. 부처님의 이와 같은 방식을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고도 하고, 응병여약(應病與藥)이라고도 한다. 즉, 상대방의 정도와 경우에 맞추어서 거기에 가장 적절한 가르침으로 모두를 이익되게 하였다는 것이며, 병에 따라 적절히 약을 주는 것과 같았다는 것이다. 그 가르침이 아무리 높은 것이라 할지라도 듣는 사람의 이해가 따르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국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처님의 이 뛰어난 교화방법은 그의 실천적 의지의 소산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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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