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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etc : ◈ 출가를 꿈꾸는 사람에게 (1) - 왜 출가하려 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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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절집에는 “한 번 산사람은 영원한 산사람”이라는 글이 있었던 것으로 어슴푸레하게 기억납니다. 여기서 산사람은 출가자, 즉 스님들을 말하는 거죠. 그 책에서는 이렇게 말했던 것 같습니다. “한 번 출가한 사람은 영원히 산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세속으로 돌아간 사람조차 틈만 생기면 산으로 돌아가려 몸부림친다. 출가를 꿈꾸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평생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불교를 믿는 사람 치고 출가를 꿈꾸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잿빛 승복으로 몸을 장엄하고 바랑하나 걸머지고 산천을 떠돌며 수행하는 모습은, 모든 불자가 동경하는 이상적인 모습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러시안 룰렛처럼 자기 인생을 걸고 도박한다고 하면 비유가 너무 삭막한 것일까……. 하지만 수행자는 터무니없다고 할 만큼 크나큰 게임을 합니다. 생사해탈 게임! 자신의 인생을 걸고 하는 게임이므로 그 게임은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너무나 오묘하여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고, 변수는 너무 많습니다. 무지와 순간적 판단 착오는 너무나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여도 어려운 것이 출가입니다. 출가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조금 빨리 그 길을 간 선배가 드리는 조언! 몇 번에 걸쳐 알려드립니다.
가장 먼저 결심을 해야 합니다. 결심에 앞서 자신이 왜 출가를 하려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절집에 “목불(木佛)은 불을 넘지 못하고, 토불(土佛)은 물을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연애 실패하면 “확, 절에나 들어가 X이나 돼버릴까”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들어온 사람은 옛사랑이 잊혀지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결국 환속합니다.
몸이 아파 들어온 사람은 몸 낫고 나면 딴 생각합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절에 들어온 사람은 정 주는 사람 있으면 그 사람을 따라갑니다. 가난 때문에 들어온 사람은 돈 귀신이 붙어서 허구헌 날 돈돈 하다가 돈 생기면 딴 짓 합니다. 절에서 돈 버는 사람 있냐구요? 부처님은 영험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건 모두 얻습니다. 그런데 도 닦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딴 데서 알아봐야 합니다. 괜히 절집 물 흐리게 하지 말구요.
결심을 굳게 하지 않으면 행자실에 며칠 머물고 집으로 되돌아가게 되는데,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실제 송별식까지 거창하게 받아놓고 돌아가서 웃음거리가 된 사람, 저 많이 봤습니다. 해인사 행자실에 있을 때 들은 얘깁니다. 해인사 행자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갑니다. 그 중에는 10분도 안 되어서 온 길로 되돌아가는 사람부터 수계 전날 가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일년에 한 삼백 명이 와서는 30명 가량이 스님이 된다고 합니다. 벌써 15년이 된 이야깁니다.
그리고 통계로 나와 있는 말이 아니라 떠도는 말이어서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스님들의 환속률이 60%라고 합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100명이 출가한다고 집을 나섰을 경우 90명이 사미계를 받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늙어죽을 때까지 승복을 입고 있는 스님은 겨우 네 명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생존률이 4%군요. 환속이 주로 초기에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법인 스님과 나)는 생존률이 꽤 높을 것 같습니다.^^
또 설령 결심을 했더라도 제대로 안하는 경우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옛날에 청년회 활동하던 시절, 회원 가운데 한 사람이 출가를 결심하고 어느 절로 들어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갔답니다. 그가 탔던 옆 좌석에 한 여자가 타고 있었는데, 붙임성이 좋았던 그는 옆 자리에 앉은 여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여자도 출가하기 위해 절로 들어가는 길이었답니다. 이 ‘기막힌 인연’을 두 사람은 희한하게 해석했는데, ‘천생연분’이라며 그길로 곧장 돌아가 살림 차리고 얼마 있다가 결혼했습니다. 불난 집 불 끄듯이 후딱 해치워버린 겁니다. 제가 결혼식 사회 봐주면서 잘 먹고 잘 살라고 축원해줬습니다. 그런데 제 축원이 영험이 없었던지 술만 마시면 부부싸움을 하는데, 서로 상대방 때문에 자신의 인생 망쳤다고 으르릉거리고 있었습니다. 20년이나 지난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 살고 있는지….
글. 한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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