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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불교(南方佛敎)라는 개념은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현재의 동남아시아에 있는 여러 국가들 중에서 베트남을 제외한 불교국가의 불교를 가리킨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스리랑카·미얀마·캄푸치아·타이·라오스 등의 불교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이에 대해 북방불교(北方佛敎)란 인도로부터 흔히 서역(西域)이라고 칭하는 실크로드의 주변을 거쳐 티벳·중국·한국·일본등 북쪽으로 전해진 불교를 가리킨다. 이는 물론 지역적인 차이에 따른 구별이지만, 그 성격은 여러 면에서 상당히 다르다.
이미 (제22문)의 말미에서 밝혔듯이 인도불교는 크게 두 가지의 언어로 전파되었다. 부처님 자신은 일반 민중을 위하여 당시의 유력한 방언으로 설법을 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의 전통을 따라 처음에 불전은 빨리(Pali, 巴利)어라는 방언으로 전수되었다. 그러다가 인도철학의 융성 등 사회적 추세에 발맞추어 전통적 고급언어인 산스크리트어에 의해 불전이 전수된다.
인도대륙을 벗어나 불교가 맨 처음 해외로 전파된 곳이 현재의 스리랑카인데, 이 불교는 빨리불전으로써 전수되었다. 그래서 빨리어의 불전을 소위 남방불전이라 한다. 또 남방으로 일부 대승불교나 밀교가 전해지기도 하였지만 그 주류를 이루는 것은 보수적인 상좌부(上座部) 불교였기 때문에, 남방불교를 상좌불교라고도 한다.
스리랑카에 불교가 전해질 당시엔 부파불교시대였고, 나중에 부파불교는 소승이라고 비난되었으므로, 남방불교의 특징을 소승이라고 간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당사자들은 이에 동조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이 정통임을 자처하고 있다. 그 역사가 길다는 점에서는 그런 주장이 무리라고 볼 수는 없다.
남방불교가 정통임을 자처하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스리랑카에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시기는 기원전 3세기이다. 당시 인도는 역사상 최고의 군주라고 평가되는 아쇼까왕의 치세에 있었는데, 이때 교단에서는 제3결집이 있었고, 이 결집 이후 국내외로 전법사들이 파견되었다.
그 전법사들 중에서 마힌다(Mahinda)라는 장로는 4명의 비구와 1명의 사미를 데리고 남쪽에 있는 스리랑카로 건너갔다는 것이다. 이들이 스리랑카에 교단을 세웠고 상좌불교로서의 전통을 획립하였다. 이로부터 전개된 스리랑카의 불교는 나중에 미얀마와 타이로 전수되어 기존의 혼합된 불교를 누르고, 11세기엔 미얀마에서 14세기엔 타이에서 정통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스리랑카는 남방상좌불교의 종주국이 된다. 아쇼까왕의 시대에 마힌다라는 승려가 불교를 스리랑카에 전파했다는 전설 자체는 의문의 여지가 남아 있지만, 그 전파의 역사가 빠르다는 것은 사실이고, 이 불교가 남방불교의 모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또 이미 기원전 1세기 무렵에 빨리어의 불전이 기록되기 시작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스리랑카의 불교는 적어도 3파로 분열되었는데, 보수적인 대사파(大寺派)가 정통의 위치를 차지하였다.
이 불교의 특징은 특히 계율을 중시하면서 삼의일발(三衣一鉢)이라는 검소한 전통적 생활방침을 존중하며, 명상의 실천으로 해탈을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승려의 사회적, 현실적 활동은 적극적이지 않고 진보적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혹평되었지만, 근래에 이르러서는 반드시 그렇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스리랑카에서는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는 소위 정치승이 등장했고, 미얀마에서 승려들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운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 독재의 타도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해방 이후 미얀마에서 주창된 불교사회주의도 그간의 보수적 성격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반면에 북방불교는 산스크리트불전에 의해 전파된 불교를 말한다. 바로 우리가 처하고 있는 이 불교는 부파불교, 즉 소승불교도 취하고 있지만, 대승불교나 밀교가 주류를 이룬다. 따라서 이 불교의 성격은 (제36문)에서 설명한 대승불교의 특징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산스크리트의 불전으로 전래되었다 하지만 사실은 번역불교라 할 수 있다.
티벳어나 한자로 번역된 불전에 의해 이해된 불교인 것이다. 번역과정에서 자국의 문화나 사고방식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많으므로 본래의 인도불교와는 그 성격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더 뚜렷한 성격의 차이는 남방불교와 북방불교의 사이에서 나타난다. 이는 곧 소승과 대승의 차이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신앙의 형태상으로 보면, 유신론적 경향이 짙었던 대승불교와, 부파불교의 전통을 직접적으로 이어받은 남방의 상좌불교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상호이해를 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남방불교는 북방의 대승불교를 깨달음의 차원을 전승하지 않은 주술적 복합체라고 비난하며, 심지어는 불교가 아니라고까지 한다. 한편 대승불교측에서는 남방의 상좌불교에 대하여 계율에만 맹종하는 형식화된 불교라고 비판한다.
이러한 비판은 사실상 모두 스스로가 전승한 고차원의 출세간적 입장에 입각해서 상대편의 세속화된 부분만을 지적한 발언이라고 이해된다. 양자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북방은 깨달음 자체보다는 신봉자들의 구원을 중시하였고, 남방은 불교인으로서의 진실한 수행을 중시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양측의 장단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취하는 것이 현대 불교인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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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