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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근간이 되는 교리체계로서 후대에 발전된 모든 사상의 근거가 되는 기본교리를 근본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실제에 있어서 초기불교의 경전들 속에서 핵심을 이루는 교리를 가리킨다. 즉 연기와 중도, 삼법인, 사성제와 팔정도, 십이인연 등의 교설이 그것이다. 연기와 중도에 대해서는 제21문에서, 사성제에 대해서는 제20문에서 설명했으므로 여기서는 나머지 것을 설명한다.
삼법인(三法印)이란 불교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근본원리가 되는 것으로서 불교적 사고의 3대 원리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일체의 현상세계를 시간적, 심리적, 공간적으로 고찰하여 각각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라고 파악한 현실 인식이다.
① 모든 것은 덧없다 : 흔히 일체무상(一切無常)이라고 표현한다. 이 세상의 모든 모습을 시간의 추이에 따라 살펴보면, 변치 않고 영속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된다. 이를 함축적으로 표현하여 제행무상이라 할 때, 행이란 좁은 의미에서 오온(五蘊, 제97문 참조) 중의 행온, 즉 의지의 작용을 가리키며 개체를 유지하려는 인간의 의지적 작용이 덧없음을 실감케 한다.
그러나 넓은 의미로서 행이란 '조성된 것'을 의미하여, 인연에 의해 조성된 것, 즉 현상으로 드러난 모든 것을 말한다. 불교에서는 현상으로 드러난 모든 것을 오온으로 설명하므로 행온 곧 오온을 가리킨다.
오온이란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이루는 환경 전체를 가리킨다. 이 환경 속에는 항상 나라는 자기가 개입되어 있다. 따라서 제행무상은 나를 중심으로 하는 모든 환경이 덧없음을 지적한 것이며,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현재의 환경에 집착할 필요가 없음을 가르치는 교훈이다.
② 모든 것은 괴로움이다 : 흔히 일체개고(一切皆苦)라고 표현한다. 이는 앞의 "모든 것은 덧없다"는 인식에 뒤따르는 당연한 심리적 귀결이다. 우리의 모든 고통은 따지고 보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심신(心身)의 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모든 것이 항상 변해간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므로, 우리의 현실이 고통의 연속이라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무상한 것은 곧 괴로움인 것이다. 이 말의 실질적인 의미는 무상한 것을 무상한 것이 아닌 양 집착하는 데서 괴로움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믿거나 바란 것이 실제로는 변하게 됨으로써 괴로움을 겪거나 느끼게 된다. 불교는 이러한 고통의 실상을 다양하게 분석하여 제시하고 있다.
불교의 이러한 현실인식에는 고를 제거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내포되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현실을 고통이라고 파악한 불교의 입장이 곧 염세주의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오해이다. 그러한 오해는 동양적 사고를 이해하지 못한 서구인들의 편견에 기인한다. 불교에서 현실이 고통임을 지적한 것은, 그렇기 때문에 그 고통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는 당위적인 의지의 표명이며, 불교가 바로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할 것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 교훈에 따라 자신의 고통을 철저히 인식하는 것은 삶의 자세를 정립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우선 자신이 처한 진실, 그리고 현상세계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서는 바르고 타당한 목표와 자세를 설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고통을 소멸하는 길은 우선 진실을 깨닫는 데에 있다.
③ 오로지 그것뿐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흔히 제법무아(諸法無我)라고 표현한다. 소위 무아설(無我說)의 근거가 되는 가르침인데, 무아라는 말 때문에 삶의 주체인 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등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아(我), 즉 '나'란 인도인들이 전통적으로 믿어 온 영혼과 같은 불멸하는 실체를 가리킨다. 또 변함없는 상태로 있으면서 모든 것을 통솔하고 지배하는 실체를 가리킨다. 또 인간의 통속적인 자아의식을 가리킨다. 흔히 우리 인간은 끊임없는 의식의 배후에 그 의식의 근거가 되는 실체를 정립하고 그것을 자아(自我)라고 한다. 그러나 불교는 이러한 모든 절대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파악한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이 덧없다"는 인식에 따른 당연한 철학적 반성이며, 현상세계의 공간적인 모습을 고찰할 때 얻게 되는 결론이다. 과학의 지식을 동원해 봐도 그러한 절대적이고 긍극적인 실체의 존재는 입증되지 않는다. 과거에 믿어 왔던 사물의 궁극적 실체마저도 새로운 사실의 발견으로써 계속 부정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그 자신에 집착하여 모든 것을 통솔하고 지배하는 불변의 자아가 자신을 지탱하는 양 착각한다. 무아란 이러한 착각을 타파하는 것이며, 삶의 주체인 나의 절대적 부정이 아니라 참다운 나를 찾기 위한 기본인식이다. 궁극의 실체인 자아가 있다고 믿음으로써 우리는 자기중심의 세계로 빠져들고, 항상 변화하는 외부세계에 접하면서 고통을 심화시킨다.
제법무아라 할 때, 법이란 앞의 행(行)과 마찬가지로 오온을 가리킨다. 인간뿐 아니라 모든 사물과 현상이 오로지 그 자체뿐이라고 고집할 만한 것이 없음을 지적한 것이 제법무아이다. 그리고 이 가르침의 실질적인 의미는 '나'라는 관념이 인간의 사유에 의해 형성된 것일 뿐이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아집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윤리적 주체로서 인식하고, 나아가 이상으로서 실현되어야 할 자기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되, 그 자기는 진실에 합당해야 함을 설한 것이다.
이상의 삼법인에 '번뇌의 소멸' 즉 열반적정(涅槃寂靜)을 더하여 사법인이라고도 하고 일체개고 대신 이것을 넣어 삼법인이라 하기도 한다. 열반과 적정이란 같은 말이다. 열반이란 니르바나라는 원어의 음을 옮긴 말이고, 적정은 의미를 옮긴 말이다. 모든 속박에서 해탈의 결과가 열반이다. 앞의 삼법인에 입각하여 종교적 실천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곧 열반적정이다. 따라서 이는 번뇌의 불을 끄는 실천행동으로 도달될 수 있으며, 보든 것을 억제하고 이길 수 있는 상태로서 자주(自主)와 자율의 경지이다.
이 상태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온갖 노력을 기울여 우리의 욕망을 진실 추구의 방향으로 전환시킴으로써 도달된다. 참다운 삶을 찾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없이는 열반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으며 구할 수도 없다. 편안하고 안온한 경지라는 선입감에 치우쳐 열반을 추구하면, 그의 실천적 의미를 망각하게 된다.
그것은 초월의 경지가 아니라 더불어 살면서 자유를 구현하는 상태이다. 따라서 그것은 초능력이 발휘되는 경지가 아니며, 불가사의하거나 초자연적인 경지가 아니다. 진실을 추구하는 끊임없는 노력의 과정을 거치면서 도달되는 인격의 완성, 이것이 바로 현실적인 의미의 열반이라 할 것이다.
불교의 목표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열반이라 할 때, 팔정도(八正道)는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이다. 부처님은 설법에서 다른 기본교리보다도 이것을 먼저 설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정도로, 이것을 매우 중시했다. 팔정도는 불교가 강조하는 중도(中道)를 보다 자세히 제시하는 것이며, 여기서 제시하는 여덟 항은 각기 서로 협력하여 인격 완성이라는 목적의 수단과 방법이 되는 것이다.
① 바른 견해(正見): 삼법인의 사고방식에 입각하여, 단멸(斷滅)의 견해, 즉 극단적인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소위 흑백논리를 배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생에 있어 시각과 관점을 세우는 일은 일생 전체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누구나 보편타당한 관점을 세우려고 노력한다. 경전은 이러한 태도를 강조하는 것이며, 그 보편타당한 기준은 삼법인과 같은 진실한 인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어떤 일에 대한 전반적이고 바른 지식을 먼저 확립하는 것이라 하겠다.
② 바른 사고(正思惟): 앞의 경전에 따라 실천활동을 할 때의 마음가짐이다. 즉, 바른 견해에 근거하여 모든 일에 대처하겠다는 결의(決意)이다. 이는 우리의 의식활동에 있어서의 올바른 자세를 가리키는데, 경전에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삼독(三毒)에서 벗어나 바르게 사유하고 결심하는 것이라 한다.
③ 바른 말(正語): 언어생활에 있어서의 바른 자세이다. 구체적으로는 거짓말, 욕심, 허황된 말, 중상비방을 하지 않는 것이라 한다.
④ 바른 행위(正業): 신체적 행위에 있어서의 올바른 자세이다. 구체적으로는 기본적인 윤리덕목을 준수하는 것이다. 즉 생명을 해치는 행위, 남의 재산을 부당하게 취하는 행위, 부도덕한 행위, 부도덕한 성생활을 피하는 것이라 한다.
⑤ 바른 생활(正命): 정당한 방법으로 정당한 의식주를 추구하는 것이다. 경전의 설명에 의하면,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써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직업관을 강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⑥ 바른 노력(正精進): 끊임없이 노력하여 자신을 닦아 나가는 것이다. 경전에서는 선(善)이라는 이상을 향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는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즉 이미 생긴 악을 제거하고, 아직 생겨나지 않은 악은 절대로 생겨나지 않도록 하고, 선이 생기도록 하며, 이미 생긴 선은 더욱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가 노력해야 할 대상은 나의 인격완성과 사회평등임을 알 수 있다.
⑦ 바른 기억(正念): 올바른 관점을 마음 깊이 새겨서 잊지 않고 기억함으로 실제의 상황에 직면할 때 그에 비교하여 가다듬는 자기반성의 태도이다. 즉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반성, 자각하여 자주적으로 책임지고 행동하는 것으로서, 부주의하게 넋을 잃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일상적인 동작과 태도에 있어서 자신의 입장을 항상 의식하고 반성해야 하며, 아울러 주의의 입장을 염두해 두어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이를 위해 불교적인 올바른 사고방식을 잠시도 잊지 않는 것이 이 정념이다.
⑧ 바른 집중(正定): 선정(禪定)의 생활태도로서, 정신통일의 상태를 지속함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마음을 고요히 집중하여 참된 자기를 찾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반드시 좌선에 의한 특별한 정신통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비록 정도가 낮을지라도 일상생활에서 정신을 집중하여 마음의 안정을 구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이는 앞의 일곱 항목을 실천하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불교의 연기설을 설명하는 것으로서 대표적인 예가 십이인연(十二因緣)이다. 즉 현상세계의 모든 것은 서로 의존하고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열두 항목으로써 보여 주는 것이 십이인연의 교설이다. 이는 중도의 입장에서 생사의 고통을 설명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연기설은 상대방의 지혜나 이해력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설해졌기 때문에, 초기 성전에서는 십이인연의 해석이나 일정한 형식이 없었다. 즉 초기의 성전에는 십이인연에 대한 일정하고도 명백한 설명이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십이인연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다양한 해석과 주장이 계속되어 왔다. 어쨌든 권위자의 해석에 따르면, 이는 현상세계의 제일원인과 종말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모든 존재는 그 자신이 지닌 본래의 법칙에 지배된다는 순환적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한다.
즉, 열두 항목은 직선적인 인과관계로써 표현될 수가 없고, 끝을 맞물고 계속 순환하는 원으로써 표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십이인연은 고차적으로 전개되어 가는 연기설 중에서 가장 초보적인 단계의 것이다. 이를 설명하는 방식은 분분하지만, 여기서는 몇 가지의 방식을 채택하여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열두 항목 중 무명을 출발점으로 삼아 설명하는 것이 관례이다.
① 무명(無明): 쉽게 말하면 어리석음이고 무지이며, 연기의 도리에 근거하는 올바른 세계관과 인생관이 없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무명은 실재성이 없는 것을 자기의 실체인 양 착각하는 망상이며, 이는 전생에 있었던 행위의 결과가 결정체로 되어 남은 것이다.
② 행(行): 앞의 무명에 상관하여 행이 있다. 신체와 말과 생각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가 행이다. 즉 자신을 형성하는 업(業)이며, 삶을 향한 맹목적인 동기와 욕구이며, 무명이라는 어리석음에 의해 집착된 대상을 실제로 있는 것처럼 만들려는 작용이다.
③ 식(識): 앞의 행에 상관하여 식이 있다. 분별하는 인식이요, 잠재된 정신이 식이다. 즉, 인간의 의식활동에 있어서 표면적인 작용과 내면의 잠재의식이다. 눈, 귀, 코, 혀, 몸, 마음에 각각 인식기능이 있는데, 이 육식을 가리킨다.
④ 명색(名色): 앞의 식에 상관하여 명색이 있다. 식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정신과 물질이 명색이라 하는데, 비물질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이 결합된 상태를 가리킨다. 쉽게 이해하면 정신과 육체의 결합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색깔, 소리, 냄새, 맛, 감촉, 진실(色聲香味觸法)이라는 육경(六境)을 가리킨다고도 한다.
⑤ 육처(六處): 명색에 상관하여 육처가 있다. 눈, 귀, 코, 혀, 몸, 마음이라는 여섯 감각기관, 즉 육근(六根)이 육처이다. 이것은 그 대상인 육경과 접촉하여 육식에 전달된다.
⑥ 촉(觸): 육처에 상관하여 촉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육식과 육근과 육처가 화합한 것이 촉이다. 즉, 외부의 대상 세계와 감각기관과 의식이 접촉하는 것이다.
⑦ 수(受): 촉에 상관하여 수가 있다. 촉의 결과로 생겨나는 괴로움이나 즐거움 등의 감수작용이 수이다. 접촉에 따른 필연적인 느낌으로서, 외부 현상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⑧ 애(愛): 수에 상관하여 애가 있다. 갈애라고도 하는데, 그릇된 사고에 의해 생겨나는 맹목적인 욕심이 애이다. 쉽게 이해해서 욕구나 갈망이라고 할 수 있다.
⑨ 취(取): 애에 상관하여 취가 있다. 취란 집착을 말한다. 앞의 애에 의해 추구된 대상을 완전히 자기 소유화하는 집착, 또는 욕구의 대상을 끝까지 간직하려고 노력하는 집착이다.
⑩ 유(有): 취에 상관하여 유가 있다. 유란 존재하는 것이라 하는데, 생사(生死)하는 존재 자체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우리의 현존재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인격이라든가 성격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⑪ 생(生): 유에 상관하여 생이 있다. 죽음 후에 내세의 출생을 생이라고 한다.
⑫ 노사(老死): 생에 상관하여 노사 등 여러 가지 고통이 생긴다. 늙음과 죽음에서 일어나는 고통을 노사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받는 비탄과 불행과 악 등의 모든 고뇌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십이인연은 과거, 현재, 미래가 상관하여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각각 하나의 온전한 삶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한다. 이 십이인연이 원으로 이해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시간은 직선의 흐름이 아니라 상대적인 자기창조의 법칙에 따라 순환하기 때문이라 한다. 결국 이 십이인연은 우리 인간이 의존적 생성체로서 연기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 준다.
위에서 ①~②, 즉 무명과 행은 과거를 나타내고, ⑪~⑫,즉 생과 노사는 미래를 나타낸다. 나머지 ③~⑩이 현재의 삶을 나타내는데, 이 과정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비유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③의 식은 아이가 임신된 첫순간, ④의 명색은 아이의 모습을 갖추면서 뱃속에서 성장하는 과정, ⑤의 육처는 출생하기 전 감각기관이 발전하는 단계, ⑥의 촉은 출생한 후 1~2년 사이에 아이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접촉기능, ⑦의 수는 출생 후 3~5년 사이에 어린이가 지니는 뛰어난 지각능력, ⑧의 애는 개인적 책임의식을 느끼며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⑨의 취는 개인적인 욕구를 달성하는 단계, ⑩의 유는 삶의 목적을 깨닫는 단계라고 각각 비유된다.
여기서 ⑧~⑩의 애· 취· 유는 성인으로 성장하여 활동하는 단계로서 자기창조의 영역이며, 열매의 씨앗을 형성해 가듯이 미래의 생을 대비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⑪~⑫의 생과 노사는 내세에도 현재와 같은 순서로 삶을 반복할 것임을 나타내고, ①~②의 무명과 행은 죽음 후에 남아서 그 다음 생의 원인이 되는 것임을 나타낸다고 해석한다.
이 십이인연은 윤회하는 인간의 삶을 예로 들어 불교의 근본적 사고방식인 연기를 설명하기 위한 일환이며, 이는 행위의 영향에 따른 업감연기(業感緣起)를 설명하는 기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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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