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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소식이 없어 궁금하던 차에 문병하시는 편지 잘 받았습니다.
몸은 인연 따라 스스로 움직인다 하시니
무어라 위로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별 탈 없이 잘 지냅니다.
깨달은 뒤의 생에 대해 옛 사람의 숱하게 많은 어구가 있습니다.
'한 조각 굳은 돌같이 하라', '죽은 사람의 눈같이 하라',
혹은 '생은 고독이 있는 물을 지나가는 것 같아서
한 방울의 물도 묻혀서는 안 된다' 하셨습니다.
또 우리나라 보조국사의 『직심직설』에는
생은 "깨닫고 살피는 것"이라 했으니
어느 한 가지 소중하지 않는 법어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만 염려할 것은
그 법문을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겠지요.
모두를 수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
다만 그 중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받아들여 그에 맞게 생활하다보면
저절로 몸에 익게 되는 법이지요.
옛 사람이 이르기를 '문으로 좇아들어온 것은 집안의 보배가 아니다' 했듯이
그저 사람들의 말만 듣고 행하는 것 또한 수행의 길이 아닙니다.
이렇듯 수행의 길은 참으로 길고 어려운 것입니다.
이 한 생을 거기에 몸담는 것조차 힘든 것입니다.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을 간추려 보고 진리다 아니다 판단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깊은 수행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보다 조심해야 할 것은 사람의 혀끝입니다.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가리는 것 또한 수행입니다.
참으로 깨닫고 중득해야 할 법어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하! 흰 종이에 너무 많은 말을 담아 어느새 녹이 끼는 것 같습니다.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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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