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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삼계(三界)에서 마음이 주가 되나니 능히 마음을 관찰하는 이는 마침내 해탈하는 것이요, 관찰하지 못하는 이는 마침내 빠지고 가라앉을 것이다. 중생의 마음은 큰 땅과 같으니 오곡과 과일이 땅에서부터 나는 것처럼 마음의 법은 세간과 출세간의 선과 악의 다섯 갈래와 유학(有學)과 무학(無學)과 독각(獨覺)과 보살과 여래를 내는 것이다. 이 인연으로 삼계가 오직 마음이며 마음을 땅이라고 하는 것이다. 일체 범부가 착한 벗을 가까이하여 마음자리 법[心地法]을 들어서 이치대로 관찰하고 수행하며 장려하고 위로하면 이와 같은 사람은 능히 세 가지 장애를 끊고 빨리 모든 행이 원만하여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이때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오직 마음의 법이 삼계(三界)의 주인이 될진대 마음의 법이란 본디 없는 것으로 먼지나 티끌에 물들지 않거늘 어떻게 마음의 법이 탐함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물들며 삼세의 법에서 무엇이 마음이 된다고 말씀하십니까? 과거의 마음은 이미 멸하였고 미래의 마음은 아직 이르지 않았으며, 현재의 마음은 상주(常住)하지 않으며, 모든 법의 안에서는 성(性)을 얻지 못하며 모든 법의 밖에서는 모양[相]을 얻지 못하며 모든 법의 중간에서는 마음의 법이 본래 머무르는 곳이 없으므로 일체 여래께서도 오히려 마음을 보지 못하시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 마음의 법을 볼 수 있겠습니까. 일체 모든 법이 망녕된 생각으로부터 나나니, 이 인연으로 이제 세존께서 대중을 위하여 말씀하시기를, ‘삼계가 오직 마음’이라 하셨으니 부처님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자세하게 설명하여 주십시오.”
이때 부처님은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고 그러하다. 선남자여, 너의 물음과 같이 마음의 법하는 바가 본성(本性)이 공적한 것이니 내가 여러 가지 비유로 그 뜻을 밝히겠노라.
선남자여, 마음이 눈흘림 법과 같나니 두루 헤아림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마음의 생각이 나서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는 까닭이요, 마음은 흐르는 물과 같나니, 생각 생각이 나고 멸하여 전후세(前後世)에 잠시도 머무르지 않는 까닭이요, 마음은 큰 바람과 같나니, 찰나 사이에 오고 가기 때문이요, 마음은 불꽃 같으니 모든 인연이 어울려서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요, 마음은 번개빛과 같나니 잠깐 동안이라도 머물러 있지 못하는 까닭이요, 마음은 허공과 같나니 객진(客塵) 번뇌가 덮고 가리울 수 있는 까닭이요, 마음은 원숭이와 같나니 오욕의 나무에서 놀되 잠시도 머무르지 않는 까닭이요, 마음은 화가와 같나니, 능히 세간의 갖가지 색(色)을 그리는 까닭이요, 마음은 종과 같나니 모든 번뇌의 심부름꾼이 되는 까닭이요, 마음은 홀로 다니는 것과 같나니 둘이 없는 까닭이요, 마음은 국왕과 같으니 온갖 일을 계획하여 제멋대로 얻는 까닭이요, ...(중략)... 마음은 무리지어 다니는 돼지떼와 같으니 잡되고 더러움을 즐기는 까닭이요, 마음은 벌떼와 같으니 꿀 같은 맛을 모으는 까닭이요, 마음은 취한 코끼리와 같나니 암컷을 가까이 함을 탐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이 말한 마음 마음의 법은 안도 없으며 바깥도 없으며 중간도 없어서 모든 법 중에 구하여도 얻지 못하여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도 또한 얻지 못하며, 삼세를 초과하여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아서 항상 염착을 품어 망녕된 반연으로 쫓아 나타나나니 반연이 자성(自性)이 없고 마음의 성품이 공한 까닭이니라. 이와 같은 공성(空性)은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고, 옴도 없고 감도 없고, 같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단(斷)도 아니요 상(常)도 아니며, 본디 나는 곳도 없으며 또한 멸하는 곳도 없으며, 또한 멀리 떠나는 것도 아니요 멀리 떠나지 않는 것도 아니니, 이와 같이 마음의 평등함은 함이 없음과 다르지 않고, 함이 없는 체(體)도 마음의 평등한 것과 다르지 않아서 마음법의 체는 본래부터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마음법이 아닌 것도 또한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만일 함 없는 것이 이 마음이라고 한다면 곧 단견(斷見)인 것이요, 마음법을 여읜 것이라고 한다면 곧 상견(常見)인 것이니, 영원히 두 모양을 떠났으며 양쪽에 집착하지도 않으니, 이와 같이 깨달은 이는 진체(眞體)를 보았다고 이름하며 진체를 깨달은 이는 현성(賢聖)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대승본생심지관경》 제8권, 한글장154책 158-160쪽. 축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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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