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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엄지한 - 딱 하는 소리에

딱 하는 소리에 알던 바를 잊으니
다시는 닦을 필요 없게 되었네
덩실 덩실 옛길을 넘나드니
초췌한 지경에 빠지지 않네
어디에도 자취를 드리우지 않고
형색과 소리를 벗어난 자태이니
세상의 도를 아는 이들은
모두가 상상의 기틀이라 하더라.

* 한 때 향엄은 위산선사의 질문을 받고서 말문이 막혀 심하게 참담함을 느껴
더이상 수행을 포기하고 밥중노릇이나 하면서 편하게 살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유람하던 차에 혜충국사의 탑을 참배하고 그곳에서 쉬게 되었는데,
하루는 그 주위의 잡초들와 나무들을 베다가 우연히 기와장을 집어 던지니
그것이 대나무에 딱하며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깨달음이 일어났다.
위산선사는 물었었다.

"부모가 낳기전의 그대의 본래면목이 무엇이냐?"

당시 향엄은 백장선사의 회상에 있으면서 하나를 물으면 열을 대답하고
열을 물으면 백을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말문이 막혔다.
지식만을 가지고 언구를 희론하는 자들에게 경책이 될만한 일화이다.

번호	제목
269	환성지안(喚惺志安) - 마음의 등불(心燈)
268	허응보우(虛應普雨) - 회포를 말함
267	허응보우(虛應普雨) - 안심대에 자다(宿安心坮)
266	허응보우(虛應普雨) - 나이 곧 오십이라
	향엄지한 - 딱 하는 소리에
264	향곡(香谷) 스님 - 금풍(金風)이 부는 곳에
263	함허득통(涵虛得通) - 원각산圓覺山
262	함허기화(涵虛己和) - 향로에는 불 꺼지고
261	함허기화(涵虛己和) - 솔껍질로 만든 밥(松皮飯)
260	함허기화(涵虛己和) - 벗을 보내며
259	함허기화(涵虛己和) - 맑은 밤에(淸夜吟)
258	함월해원(涵月海源) - 무소유無所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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