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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유명한 시인인 백거이白居易는 백낙천白樂天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백낙천과 당시의 선사로서 이름난 도림道林과의 일화는 불교의 진정한 뜻을 간명하게 전하고자 할 때 널리 인용되고 있다.『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에서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대화를 전한다.
“어떤 것이 불법佛法의 큰 뜻입니까?”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
“세살짜리 아기도 그런 것은 알겠습니다.”
“세살짜리 아기도 말은 할 수 있으나, 팔십이 된 노인도 행하기는 어렵다.”
위의 대화는 불교가 실천의 종교여야 함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으로 받들어 행하라”고 한 도림선사의 답변은 유명한『법구경』에도 나와 있는 말이며, 초기성전 중의『출요경出曜經』등에서도 보다 갖추어진 형태로 발견할 수 있다. 즉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행하며, 제 마음을 맑게 하라. 이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라고 되어 있는데, 이를 흔히 칠불통계七佛通戒라고 한다 칠불통계라 함은 어느 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고, 과거에 있었다는 일곱 부처의 공통된 훈계라는 뜻이다.
원시불교의 신앙에 의하면, 부처님은 석가모니 이전에도 여섯 분이 계셨고 석가모니는 일곱 번째 부처님이라 한다. 소위 과거칠불이란 이런 부처들을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이 일곱 부처에게 두루 통하는 가르침이 칠불통계라는 것이나, 칠불통계는 그만큼 보편타당한 진리라는 뜻이겠다. 이것은 한 때 한 곳에 국한되는 특수한 가르침이 아니고, 동서고금을 통해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 불변의 가르침이라는 의미로 파악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불교적 행위의 근본원칙일 뿐만 아니라 불교윤리의 정수를 표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구나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듯이 선善이란 인간생활의 향상과 완성에 부응하는 것이며, 악惡은 반대로 그러한 향상과 완성을 저해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의 봉행과 악의 금지를 강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칠불통계에 나타난 불교윤리는 일반의 윤리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칠불통계에서는 그 선의 성격을 분명히 제시해 주고 있다. 근본적으로 선은 “스스로 그 마음을 맑게 하는(自淨其意)”것이어야 한다. 선을 행하는 의도가 순수해야 함을 지적한 것이라 하겠다. 일반의 윤리에서 말하는 선은 다분히 자기를 중심으로 한 타산적인 경향이 농후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선을 가리켜 말하길, 번뇌가 완전히 끊어지지 못한 상태의 선이라는 뜻에서 유루有漏의 선이라 한다. 즉, 마음이 청정하지 못한 상태의 선이라는 것이다.
칠불통계에서 강조하는 선은 그런 타산적인 선, 청정치 못한 선을 경계한 순수한 선이다. “선을 위해 노력하되 제 마음을 맑게 하라”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해서 불교의 선은 이기성 또는 의타성으로 대표되는 번뇌와는 타협을 배제하고 자발적인 순수한 마음을 요구한다. 이러한 선은 자기중심적인 아집을 타파할 때 가능하다. 또 그것은 더 깊이 추구해 들어가면, 우주의 질서, 즉 보편적 진리와의 직접적인 대면에서 이루어지는 선이다.
그러나 칠불통계를 그렇게 어렵게 이해할 필요도 없이, 특별한 개인적 대가나 목적을 기도함이 없는 이타적 정신이라고 이해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선의 진정한 가치는 잘 이해한다거나 안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하는 데에 있다. 즉, 앞에서 도림선사가 말한대로 팔십의 노인이라도 행하기가 어려운 그 선을 행할 수 있어야만이 부처님의 가르침이 실질적인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불교는 자비의 종교임이 누누이 강조되어 왔다. 자비는 관념이 아니라 행위로 나타나야 함을 칠불통계가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 이는 불교가 천명하는 모든 윤리사상의 근거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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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