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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교단이란 불제자로서 출가한 전문수행자의 집단인 승단(僧團)을 가리킨다. 즉, 승려들의 집단이라는 뜻이다. 이는 물론 남성인 비구와 여성인 비구니의 집단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승단은 남녀의 구별이 없는 통칭이지만, 이를 설명함에 있어서는 보통 비구교단의 예로써 대변한다. 본래의 포괄적인 의미가 아닌 일반적인 의미로서 승가(僧伽) 또는 상가는 이 승단을 가리킨다.
불교가 성립할 당시 인도에서 소위 사문(沙門)이라 불린 일반 수행자들은 전통적으로 은둔과 유행의 생활로 일관하면서, 기껏해야 비를 피할 수 있는 동굴이나 오두막에서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생활방식이 처음엔 불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초기의 불전에도 이러한 흔적은 남아 있으며, 이는 엄격한 수행의 수칙이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제6문에서 설명한 '데바닷따의 반역'이라는 것도 사실은 그런 엄격한 수행으로의 복귀를 주장한 데서 비롯되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중도(中道)를 기치로 내걸었던 부처님은 그러한 극단적 생활방식에 대한 수정을 허락하였고, 이에 따라 불교의 수행자들은 재가신도의 후원으로 정칙생활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형성된 출가교단, 즉 승단이 전반적으로 어떠한 성격을 지니게 되었을 것인지는 수행자들에게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부처님 자신은 "세상에 대한 연민으로 다수의 선을 위해, 다수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깨달은 진리를 설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수행자들의 은둔생활을 엄격히 고수한다면 그들은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 그래서 빨리어로 된 율장(律藏)에서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특별히 요구하길, "다수의 선을 위해, 다수의 행복을 위해, 신과 인간의 복지와 선을 위해, 사람들이 자리잡고 사는 곳을 돌아다니라"고 한다.
또『선생자경(善生子經)』에서는 사회생활에 있어서 바람직한 관계에 대한 일반적인 문제를 언급하면서, 승려들은 자신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속인들에게 다해야 할 다음과 같은 네 종류의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그(승려)는 그대(속인)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고, 그는 그대가 바른 일을 하도록 하고, 그는 그대가 아직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을 알려주며, 그는 그대에게 천계(天界)에 이르는 길을 알려 준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려는 승려는 끊임없이 세속사회와 접촉해야만 한다. 따라서 승려들에게 있어서는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이 관련되어 있는 한, 은자풍의 생활보다는 제도적인 수도생활의 방식이 더 적절했을 것임이 분명하다. 이는 사회 일반의 행복을 추구하는 데에 많은 부분을 헌신하였던 부처님의 생애가 입증하는 것이다.
불교의 승단이 지향해야 할 위와 같은 입장은 승단 자체의 운영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한 개인으로서가 아닌 집단으로서의 승단이 유지되기 위해선 재력가의 경제적 후원이 절실히 필요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제 부처님 당시부터 승단이 정착하게 된 데에는 부호나 왕족의 후원이 큰 역할을 하였다.
부처님께 출가한 제자들 중 상당수가 왕족이나 장자(長者)라고 불리는 부호 가문의 출신이었다. 출가한다는 것은 일단 세속생활과 절연하는 것이므로 일반적인 경제행위나 생산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 이는 계율이 금지하는 사항이기도 했다. 그러나 승려들도 수행을 계속하기 위해선 생명을 보존해야 했으므로 자신들에게 걸맞는 방법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이 바로 탁발(托鉢)이다.
즉, 걸식에 의하여 자신 및 승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최저생활을 유지하였던 것이다. 더구나 단순히 일상의 음식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의복, 침구, 의약품 등 생활필수품 모두를 신자들의 희사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런 의미에 있어서 왕족이나 부호와 같은 생활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신자로 삼는 것은, 승단의 유지를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 있다.
이상과 같은 필요성이 곧 재가신자의 한계를 긋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수행과 보다 많은 사람들의 교화를 위해서 여유있는 사람들의 후원을 필요로 하였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승단에서 희사하는 행위는 자신의 공덕을 쌓는 일이라 간주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승단은 복전(福田)의 기능을 발휘했다. 복전이란 복덕과 공덕을 산출하는 밭이라는 뜻이다.
이 공덕의 관념은 업과 윤회의 사상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서, 신자들은 선행을 하며 수행자에게 보시를 하고 공덕을 쌓아서 그로 말미암아 죽은 다음에 천계(天界)에 태어나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길 염원했던 것이다. 이것은 인도인의 전통적인 관념으로서, 일반불교도의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내린 가치관이다.
즉, 승단에 대한 보시는 공덕을 낳은 것으로 믿어져 왔다. 따라서 보시나 희사는 승단 운영의 근본적 기반이 된다. 이러한 기반을 제공하는 신자들에 대하여 승단은 복전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을 깨우쳐 구제받도록 하는 교화의 기능을 지닌다. 이와 아울러 승단의 보다 기본적인 기능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수하는 기능이다. 승려의 일차적인 목적은 교법을 배우고 수행을 닦아 해탈을 구하는 것이다.
승단의 이러한 기능을 통하여 불교교단 전체는 보다 많은 후원과 지지를 받고 발전하게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거듭된 발전으로 승단은 재산의 축적으로 경제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승원의 시설이나 설비도 보다 완벽해졌을 것임은 물론이다. 더욱이 승원의 재산에 대해서는 정부의 세금이 면제되었다. 아울러 승원에는 재산을 관리하는 제도적 책임자가 등장하게 된다. (제48문 참조)
또 이러한 전통은 불교가 전래된 다른 나라에서도 유지되었다. 축적된 사원의 재산은 사회복지를 위해 활용되었지만, 그것이 비대해짐에 따라 사회적 폐단도 없지 않았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위와 같은 현상은 처음부터 두드러졌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승단내에 보시를 받아들이는 데 대한 엄격한 제한이 있었다. 계율의 규정에는 화폐나 보석 종류를 받아서는 안된다거나, 음식이나 의복을 저장해서는 안된다거나, 고급스런 의약품을 일정기간 이상 저장해서는 안된다는 금지조항들이 있다.
하지만 공덕을 쌓고자 하는 신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아울러 교단이 비대해짐에 따라 그러한 금지조항들이 그대로 엄수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전설에 의하면 바로 이런 문제가 교단분열의 근본원인이 되었고, 또한 부파불교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제35문 참조)
이상의 상황을 종합할 때, 애초에 불교의 승려들은 출가자로서 세속세계를 초월하고 있기는 하지만, 세속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속세를 초월한 데서 오는 성스러움을 계기로 세속세계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구체적으로는 공덕을 쌓게 하는 매개체로서의 승단의 기능은 한없이 큰 것이었다. 부처님이 정사(精舍)를 세우는 위치로서 도시나 촌락에서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곳을 지정한 것은, 출가자로서의 수행과 재가신자와의 교섭을 위해서 양자의 절충을 염두해 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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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이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