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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쥐에게
편지 주어서 고맙구나. 어떻게 지내니?
방금 병원에서 돌아왔다. 내 건강을 걱정해주어 고맙다 . 나는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하고 있으며 인슐린제를 맞기 시작했다. 지난 15년간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했지만 의사들 말이 그 약을 먹으면 심장이 상한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병원에서 주는 심장약을 먹었더니 지금은 심장도 정상이고 건강도 아무 문제가 없다.병원에 있는 동안 나는 그 곳의 많은 의사들이 올바른 명상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나를 담당하던 의사들이 내게, 명상을 하면 심장이 빨리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해주길래 그대로 해보았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만 해도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이었거든. 당뇨를 치료하는 데는 보통 치료법으로는 2~3주일이 걸리지만 나는 명상을 통해 1주일만에 회복되었고, 의사들도 매우 감탄하며 기뻐했다. 의사들이 말하기를 많은 의사들이 명상을 통한 치료를 선호하는 것은 무엇보다 환자의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하더구나. 몇몇 의사들은 명상법을 더욱 깊이 알고 싶어해서 따로 약속을 정해 내 병실을 찾아 선 수행에 관해서 배우고 갔다.
그들에게 "몸을 치료하기 위한" 명상은 정신집중을 통한, 일종의 요가 명상과 같은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이러한 명상은 좋은 것도 아니요, 나쁜 것도 아니지만 올바른 명상은 아니다. 요가 명상은 몸의 피로를 덜어주고 건강하게 해주긴 한다. 어떤 요가 수도자들은 조용한 곳을 찾아가 가만히 앉아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수련만으로 수백, 수천년 장수를 누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렇게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인간이란 결국에는 모두 죽고 말지. 올바른 명상이란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몸은 삶과 죽음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진정한 자아에는 생사가 따로 없다. 만일 네가 진정한 자아를 찾는다면 한 시간 또는 하루, 아니면 한 달 후에 죽는다 해도 문제될 것이 없다. 만일 네가 그저 "몸을 치료하기 위해" 명상을 한다면 그건 몸을 걱정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네가 죽을 때가 오면 그때 가서 그러한 명상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단지 "몸을 치료하기 위한" 명상은 올바른 명상이 아니다. 네가 올바른 명상을 한다면 언젠가 병이 들거나 아픔에 시달린다 해도, 혹은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문제될 게 무엇이 있느냐? 부처님께서는 "너희가 늘 청정심을 지킨다면 어디를 가도 행복을 얻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너는 너 자신을 얼마나 믿느냐? 다른 이들을 얼마나 돕고 사느냐? 이 두 가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올바른 명상은 네가 진정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내 옆 침대를 쓰는 이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습니까?" 그는 훌륭한 직업, 좋은 가족, 그리고 훌륭한 아내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런 것들이 그를 도울 수는 없었다. 내 질문에 그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더구나. 그는 나름대로 "무(無)"를 이해하고 있었지만 그런 이해는 그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고, 따라서 그런 고생을 하고 있었단다. 선이란 이런 무심(無心)을 깨닫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무심을 터득할 수 있을까? 우선 너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만일 이 질문에 답한다면, 그것은 그저 생각일 뿐이다. 너는 아마 "나는 의사입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네가 환자와 같이 있을 때 자신이 훌륭한 의사라고 생각한다면 너는 그 환자의 처지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그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지. 그러니 아까 말한 옆 침대의 환자가 그랬듯이 단순한 이해는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만일 네가 모른다면 그 "모를 뿐"이라는 마음으로 바로 들어가라.
"오직 모를 뿐"이란 마음은 우리의 생각을 초월한다. 이러한 마음은 생각 이전의 생각이다. 생각 이전에는 의사도, 환자도, 신도, 부처도, "나"도, 말도, 아무 것도 없다. 그러면 너와 우주는 하나가 된다. 우리는 이것을 "무심(無心)또는 "근본 마음자리(本源心)라고들 부른다. 어떤 이들은 이를 신이나 우주의 에너지 또는 천국 아니면 만물이 없어진 상태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어들은 가르치기 위해 쓰는 말일뿐이다. 무심은 언어 이전의 마음이다.
선이란 무심을 터득하고 그것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마음을 쓸 수 있을까? 무심을 대비심(大悲心)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무(無)라는 것은 모든 이기적인 생각이 없는 것을 뜻하며, 또한 그 정신을 방해하는 그 어떤 것도 없기에 무심은 중생을 위해 실천하는 정신으로 승화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이렇듯 무심은 눈앞에 보이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네가 올바른 수행을 한다면 무심은 강해지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명확히 지각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생각을 하지 않고도 진실만을 보고 듣고 냄새맡으며, 맛보고 만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너의 정신의 거울과 같아진다. 그렇게 되면 너의 올바른 상황을 계속해서 지킬 수 있게 된다. 어떤 의사가 환자와 함께 있을 때 모든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환자와 혼연 일체가 된다면 그 의사는 비로소 환자를 도울 수 있게 된다. 그 의사가 집에 돌아가 가족과 함께 있을 때도 가족과 혼연 일체가 된다면 그들을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확연히 알게 된다.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청산은 움직이지 않는다. 흰 구름만이 이리저리 떠돌 뿐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의사들이 선에 흥미를 느끼고 있으니 아마도 수행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네가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으로 바로 들어가
무심을 깨닫고, 사용하여 중생을 번뇌로부터 제도하길 기원한다.
숭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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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