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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에게,
편지주어서 고맙다. 잘 지내는지 궁금하구나. 케임브리지 선원에서 용맹정진을 마치고 방금 이 곳으로 돌아왔기에 답장이 조금 늦었다.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고 했지? 네가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면 그 세계는 자꾸 멀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욕심을 버린다면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며 냄새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즉 모든 것이 깨달음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무엇을 가지고 싶다"는 욕심을 버리렴. 마음을 비우지 않고 참선을 한다면 영원히 득도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아상(我相)을 떨쳐 버린다면 이미 득도한 것이다. 알겠니?
편지에 그 곳 감옥은 시끄러워서 수행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했지. 만일 네 마음이 산란하다면 산꼭대기에 간들 그 곳마저 시끄러울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고요하다면 시끄러운 공장에 있다 해도 그 곳은 매우 고요할 것이다. 지금 당장의 마음을 어떻게 지키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너는 자신의 마음 속과 바깥을 모두 확인하려 들고 있다. 그러니 궁금한 것도 많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떨쳐 버려라. 그러면 이 세상이 온통 고요해진다.
{대반열반경}에 이런 말씀이 있다. "모든 만물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그것이 생성과 소멸의 이치이다. 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이 모두 없어질 때 그 적요함이 지복이다." 옥중에서 참선 수행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마음에 새겨야 할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지. 너는 "나는 무엇인가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 나는 그 무엇인가를 바란다. 나는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싶다."라고 말하는데 신은 이미 완전해진다. 네가 말하는 "나"란 어디에서 왔는가? 한 고명하신 스승께서는 "무심, 이것이 바로 진실이다."라고 말했으며,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네가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옥중 생활이 가끔은 매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네가 하고픈 주장, 너의 상황 그리고 그런 처지를 모두 떨쳐 버린다면 어려운 상황도, 시끄러움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며 네 마음 또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다면 그것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선이다.
"오직 모를 뿐"이란 마음으로 바로 들어가라. 그런 마음은 빈 공간과 같이 깨끗한 것이다. 네가 모든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어서 모든 중생을 번뇌로부터 제도하기를 바란다.
숭산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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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