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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조하던 차에 편지를 받아보니 기쁘고 기쁘네.
서울과 통도사 두 곳의 실제 사정은 참으로 어렵네.
글 가운데 어머니의 몸이 점점 좋지 않다는 말을 들으니
연민스럽기 그지없네.
중놈에게 어머니란 있을 수 없으며 또한 속세란 더욱 그러한데
자네의 미어지는 가슴이 어찌 사람으로서 안타깝지 않을 수 있겠나.
본래 도(道)는 선과 악이 없으며 인과도 없으나
모두가 숙세(宿世)의 업을 받고 세상에 났으니
이를 어찌할 수 있겠나.
이는 약으로도 다스릴 수 없는 법일세.
피안의 세계는 늘 그리움에 대한 대상을 끊임없이 만들고 지우는 길일세.
부디 이번 길을 어머니에 대한 마지막 병간호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게.
그렇다고 해서 부처님께서 그대를 나무라지는 않을 걸세.
비록 한 포기의 풀과 한 그루의 나무 같은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결코 흩어지지 않듯이
사람의 마음 또한 한 곳에 모이면 흩어지지 않는 법일세.
자네의 마음이 속세의 어머니에게 가 있으니
부디 가서 마지막 길을 잘 갈무리해 주게나.
피안은 마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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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