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장안사에서 기적 한 소리를 남기고 떠났는데
이미 물금에 도착하니 달은 서산에 기울고
동해 바다 찬란한 아침 태양은
푸른 하늘을 빛내고 있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천리를 달려와 영축산에 가 닿아 보니
능소능란하게 마음의 칼을 들고 휘두르는 스님의 모습이
마치 적장의 급소를 찌르듯이 백성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니
어찌 칭송하고 찬양할 수 없겠습니까.
비록 마음의 독을 감추고 있지만
지혜와 재주가 남보다 몇 배 더 뛰어났으니
몇 번이나 백성들을 위해서 이렇게 정을 베푸셨습니까.
온갖 만물을 활활 타는 불속에 넣으면
그 모양과 본질은 전부 타버리나
그 중에서도 더욱 견고해지는 것은 금뿐입니다.
그렇듯이 푸른 못에 비친 허공의 달을
어찌 몇 번 건져보지 않고서야
세상의 깊은 이치를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이 밝은 대낮에 세상을 속이지 마십시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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