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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벽 - 지월 스님이 경봉 스님에게
몹시 춥고 바람이 거세게 불다

동자의 목소리가 얼어붙어 말을 끊다

겨울산에 눈이 내려 마치 흰 두건을 맨 의병 같다

얼음 찬 물에 머리를 담구었더니

머리가 돌덩어리가 되다

왼 불경이 모두 얼음물에 얼어붙어

한 마디도 나오지 않다

지독한 겨울 추위




바람벽을 하고 서서 지는 해를 보았더니 스님 얼굴이 떠오르는구려.

발우에 저 지는 해를 담아 훌훌 마셨네.

어떻게 보내고 있나?

이 추운 겨울에 몸을 데울 한 장 도포를 두루고서

아직도 면벽을 하고 있나?

모든 것을 다 걷어붙이고 집에 닭을 그려놓고

도소주(屠燒酒)나 한 잔 마시지 않겠나?

신년의 문안 감사하기 이를 데 없었으나

서신 끝에 적힌 것은 눈을 뜬 채 자리에 오줌싸는 짓이니

제발 발밑을 잘 살피시게.

목록
번호        제목
N   산사에서 부치는 편지..., 들어가며...
69   진리에 대하여 - 성철 스님이 비더 교수에게 (2)
68   진리에 대하여 - 성철 스님이 비더 교수에게 (1)
67   마음속의 독을 버려라 - 경봉 스님이 만공 스님에게
66   북망산 - 경봉 스님이 고문평 거사에게
  바람벽 - 지월 스님이 경봉 스님에게
64   옳고 그름에 대한 헤아림 - 경허 스님이 모비구니 스님에게
63   탈속 - 모비구니 스님이 경허 스님에게
62   업바람의 힘 - 경허 스님이 김석사 거사와 장상사 거사에게
61   마음의 세속을 버려라 - 경운 스님이 진응 스님에게
60   마음의 적(賊)에게 - 경봉 스님이 향곡 스님에게
59   스승의 죽음 - 경봉 스님이 향곡 스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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